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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 G80 스포츠 시승기 - 자신감인가 부족함인가?

by personal.code 2023.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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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G80 스포츠를 시승했다. G80을 베이스로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드레스업 모델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은 배터리 전기차 버전을 추가하는 등 브랜드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당장에 팔리는 감성적인 자동차는 물론 미래를 위한 파워트레인도 라인업하고 있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 4WD 다이내믹 패키지의 시승은 어떨까?

제네시스-G80-스포츠-외관
제네시스 G80 스포츠 외관

 제네시스 G80 스포츠는 어떤 모델인가?

 오늘 시승하는 제네시스 G80 스포츠 패키지는 G80의 드레스업 사양 스포츠 패키지를 추가한 모델이다. BMW M 스포츠 패키지와 같은 개념이다. 현대 N 브랜드와 같은 고성능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는 배터리 전기차와 맞물려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이 배터리 전기차가 될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어쨌거나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를 전후해 글로벌 플레이어들 중에서 가장 폭넓은 행보를 숨 가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아이오닉5를 베이스로 한 자율주행 로보택시도 그중 하나다. 그래서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제네시스-G80-스포츠-실내
제네시스 G80 스포츠 실내

 제네시스 G80 스포츠 패키지 디자인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콘인 쿼드 램프를 형성하고 있는 두 개의 줄은 지금 보아도 정제된 느낌으로 전체적인 질감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특히 전체 이미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앞 얼굴에서 5각형 크레스트 그릴과 조화를 이루며 브랜드의 독창성을 표현하고 있다. 

 G80 스포츠 패키지는 그것을 바탕으로 스포티함을 살리는 요소들을 추가한 드레스업 모델이다. 앞 얼굴에서는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 측면에서는 사이드 실과 휠 안쪽의 붉은색 브레이크 캐리퍼, 뒤쪽에서는 범퍼에 어두운색 유광 크롬 등으로 성격을 주장하고 있다. 헤드램프도 검정색상의 베젤로 마무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검은색은 강렬한 이미지로 젊은 층을 겨냥한 컬러로 여겨지고 있다.

 

 19인치 다이아몬드 컷팅 휠과 20인치 다크 스퍼터링 휠도 새로운 것이다. 휠 크기는 주행성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차체의 자세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리어 범퍼의 디자인에 맞춰 디퓨저의 그래픽에도 변화를 주었다. 차체 색상에 전용 캐번디시 레드(Cavendish Red)를 추가한 것도 이채롭다. 

 

 여백의 미를 주제로 한 인테리어에도 3 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하이브리드 위빙 및 리얼 카본 가니쉬, 메탈 소재 페달을 새롭게 적용했다. 여기에도 전용 색상으로 옵시디언 블랙과 세비야 레드 투톤을 추가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여전히 G80의 높은 질감과 안락성이 우선이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 패키지 주행성능은?

 엔진은 2.5리터와 3.5리터 터보차저 가솔린, 2.2리터 디젤 등 모두 세 가지가 탑재된다. 여기에 후륜 조향 시스템, 스포츠+ 모드, 썸머 타이어,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 등을 채용한 3.5터보 전용 다이내믹 패키지를 새롭게 추가했다.

시승 차는 다이내믹 패키지. 3,470cc V형 6기통 직분사 터보차저 가솔린으로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 방식의 8단 AT이며 구동 방식은 뒷바퀴 굴림 방식을 기본으로 전자제어 네바퀴 굴림 방식이 설정되어 있다.

네바퀴 굴림 방식에 대해 HTRAC이라는 표현 대신 AWD를 사용하고 있다. 마그나와 공동 개발해 현대 위아가 생산하는 것이다. 느낌이 달라 확인했더니 공급업체를 바꾼 것은 아니고 3축 구조를 2축 구조로 바꿔 운전석 왼발 부분에 약간 솟아 올라온 부분을 없앴고 트랜스퍼 허용 토크를 1,100Nm에서 1,300Nm으로 높였다고 한다. 링 기어를 돌리는 방향도 바꿨다. 마그나의 AWD 방식은 할덱스와 달리 모터 기어 방식으로 토크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장점인데 그 부분에서 진화했다는 얘기이다. 기어비는 100km/h에서 1,300rpm수준으로 기존 3.3T나 3.8리터 엔진의 1,500rpm보다 낮다. 레드존은 6,200rpm부터로 역시 200rpm정도 낮은 설정이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레드존 직전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0km/h에서 2단, 90km/h에서 3단, 14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기어비는 기존 엔진들과 다르지 않지만 최종감속비를 바꾼 것 같다. 실제 체감하는 것에서는 3.3T에서의 폭발력보다는 3.8리터에서의 두터운 토크감에 더 가깝다. 터보차저를 채용했지만 모든 힘을 짜내는 듯한 느낌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통상적인 상황에서의 발진감은 거의 느낌이 없다. 매끄럽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진중하면서도 부드럽게 전진한다. 그러나 속도계의 바늘은 기대 이상으로 빨리 끌어 올린다. 엔진 회전계의 바늘과 거의 비슷한 톤으로 상승한다. 시프트 쇽이라는 단어도 시승기를 쓰면서 떠올렸을 정도로 세련된 반응이다.

 소음은 차체 차음은 물론이고 2중 접합유리 등의 채용으로 이 등급 모델들에서 최상급 수준이다. 다만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풀 가속을 하면 배기음이 살아난다. 물론 기존 3.3T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음향팀이 튜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의 사운드다. 다른 모든 것들이 그렇듯이 소음도 선대 모델과 비교하게 되는데 이미 통상적인 영역에서의 소음은 지적하거나 거론할 수준은 아니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가속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두터운 토크감으로 속도계를 밀어붙이는 것이 인상적이다. 선대 모델에서도 그랬지만 속도감을 느낄 수 없는 제반 조건으로 인해 조금만 방심하면 과속하게 된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멀티 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짧다. G90에서도 짧아졌는데 G80은 G70 수준으로 더 짧아졌다. 노면 요철은 대부분 읽어 내면서 그 정보는 전달하지만 탑승자에게 충격으로 전달되지는 않는다. 다리 이음매 등을 타고 넘을 때의 2차 충격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짧은 댐핑 스트로크로 매끈하게 소화한다. 그야말로 고급스러운 승차감이다. 독일차에 이어 재규어, 볼보 등도 하체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는데 제네시스는 그 이상의 수준이다.

 

 풀 가속 시에는 뒷바퀴에 구동력이 더 강하게 물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앞머리가 가벼워지는 일은 없다. 롤 각 억제 수준도 G70과 직접 비교해 보고 싶어질 정도다. 프리뷰 전자제어 시스템은 다른 브랜드들도 그렇듯이 통상적인 도로에서의 주행으로 체감하기는 어렵다.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에 가깝다. GV80이 헤어핀에서는 약 오버, 곡률 반경이 큰 코너에서는 약 언더 스티어의 특성을 보였던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날카로운 쪽이다. BMW와 같은 특성은 아니지만 재규어처럼 여유로운 타입도 아니다. 여기에서는 한국 시장의 사용자들을 위한 튜닝이 있었던 것으로 읽힌다. 차로 변경을 위해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면 반 템포 늦게 따라왔다고 표현했던 것이 수년 전이었는데 G80은 원하는 데로 반응한다. 다만 체감상으로 날카롭지 않을 뿐이다. 

 

 G80 스포츠에는 브랜드 최초로 후륜 조향 시스템(RWS, Rear Wheel Steering)이 채용됐다. 저속에서는 역위상으로 고속에서는 동위상으로 스티어링을 보조하는 것으로 4WS라는 표현도 사용한다. 저속에서는 회전반경을 축소하고 고속에서는 선회 안정성과 추종성을 높여준다.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U턴, 좁은 골목길 주행, 주차시 편의성과 민첩성을 체감할 수 있다. 현대차 측은 쏘나타 수준의 최소회선반경이라고 밝히고 있다. 스포츠+(플러스) 모드를 추가해 발진 성능과 변속 응답성을 개선했으며 썸머 타이어를 통해 제동거리 단축을 추구했다. 그만큼 가속 성능도 기존 모델 5.1초보다 빠른 4.9초로 향상됐다. 주행 중에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획기적으로 저감해주는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ANC-R : Active Noise Control - Road)을 채용한 것도 바이어스 포인트다. 

 

 고속영역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강도와 관계없이 원하는 만큼의 제동력을 보여준다. 발진시 스쿼트 현상이 없듯이 고속에서 제동할 때 노즈 다이브도 없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그것이 탑승자의 상체를 앞으로 쏠리게 하지 않고 지긋이 잡아준다. 제동 시 오른발의 조작에 신경을 쓰지 않게 한다. 최근의 시승기에서 브레이크 부분을 언급한 것은 오랜만이다. 잘 달리기 위해서는 잘 멈출 수 있어야 한다. G80의 하체에서는 네바퀴 굴림 방식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과 제동성능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ADAS는 이 시대 개발된 모든 것들을 채용하고 있다. 이번에는 고속도로 운전 보조 기능에 자동으로 차로를 변경해 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물론 스티어링 휠을 잡은 상태에서 작동해야 한다. ACC를 비롯한 차로 유지 보조 기능 등 구성요소는 GV80과 다르지 않다. 다만 ACC를 ON으로 한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약 10초 후에 경고 메시지와 음이 뜨고 다시 10초 후에 경고음이 뜨며 5초 후에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과 차로 중앙유지 기능이 해제된다. 속도 제어와 차선 이탈 방지 기능만 작동된 상태로 계속 주행할 수 있다. 완전히 복귀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조작해야 한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수준의 주행도 가능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 듯하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 패키지 시승 느낌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으로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전통적인 럭셔리 세단으로써의 상품성을 바탕으로 전동화와 자율주행차라고 하는 이 시대 화두에 대응하는 첨병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확장성을 높이고 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 바탕에는 제품 있고 G80 스포츠는 그런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

 

 제네시스 앞으로의 행보

 제네시스의 이슈는 라인업 확대, 전동화, 유럽과 중국시장 진출 등 다양하다. 제네시스는 2015년 브랜드 출범 당시 2021년까지 세단 세 개, SUV 두 개, 스포츠 쿠페 등 6개 차종을 라인업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은 세단 G70, G80, G90이 있고 SUV GV70, GV80에 이어 배터리 전기차 GV60까지 여섯 개 차종이 있다. 그리고 전동화 물결이 급속하게 확대되면서 제네시스의 행보도 숨이 가쁘게 달라지고 있다.

 

 우선 전동화에 관한 것이다. 지금 전동화라고 하면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말한다. 토요타와 닛산 등은 여전히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 중국은 배터리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동원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갑자기 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배터리 전기차로 직접 전환하는 것보다는 주로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고 가끔씩 충전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원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물론이고 하이브리드도 건너뛰고 그냥 배터리 전기차로 전환해 버렸다. 거기에 수소 전기차를 추가해 경쟁업체들과는 다른 방향성을 표방하고 있다. 오늘날 등장하는 전용 배터리 전기차는 배터리 탑재 공간 때문에 크로스오버 형태나 SUV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대형 세단에 배터리 전기차를 라인업하고 있는 것은 포르쉐 타이칸이나 테슬라 모델S뿐이다. 두 모델 모두 제네시스 G80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미 스타일링 디자인과 고급스러움, 질감, 주행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G80은 대형 세단의 안락성까지 갖춰 미국 시장에서 GV70과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의 주력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JD파워 품질조사에서도 5년 연속 1~2위에 랭크되고 있다. 무엇보다 G70의 올해의 차 선정 등으로 주행성은 물론이고 상품성까지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네시스가 G80의 배터리 전기차 버전을 출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배터리 때문에 리어 시트의 높이가 약간 높다는 핸디캡은 있지만 그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차그룹이 이 시대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 하는 것을 G80 전동화 모델을 통해 보여 주고 있어야 한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이미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지만 업체에 따라 그 속도는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현대차는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전동화를 발 빠르게 추진해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GM은 캐딜락 브랜드를 전기차로 전환을 선언했지만 이제서야 나오기 시작했고 독일 프리미엄 3사도 전기차로의 전환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이제야 본격적으로 출시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제네시스는 대형 럭셔리 세단의 배터리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G80을 통해 선점하고자 하고자 하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또 하나는 유럽 시장과 중국 시장의 본격 진출이다. 우선 제네시스로 상품성을 인정받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대와 기아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이다. 유럽 시장은 G80과 GV80으로 시작했으며 G70과 GV70, G70 슈팅 브레이크도 투입했다. 이는 독일의 과학연구기관 자동차 관리센터(CAM)의 혁신 순위 결과에서 제네시스가 5위, 현대가 7위를 차지한 것과 맞물려 기대하게 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유럽 소비자들이 구매시 참고하는 레이싱인 WRC에서 제조사 부문 2연패를 달성하며 예상외의 성적이 신차 판매로도 이어지고 있다. 그 힘을 제네시스에도 활용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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